2009년 09월 10일
가난과 부귀의 차이
가난과 부귀의 차이
--반후종飯後鍾과 벽사롱碧紗籠의 고사--
구성構成 : 조면희趙冕熙
중국 당唐나라 시대에 가난하지만 총명한 학생인 왕파王播가 있었다. 공부를 하려고 양주(揚州, 지금의 안휘성安徽省 화현和縣)에 있는 절, 혜조사惠照寺의 목란원木蘭院에 기숙하면서 중들을 따라 절밥을 먹고 살았다.
얼마만큼 지난 뒤에 중들이 왕파의 공짜 기숙을 미워하여 그를 내쫓을 계획을 하였다. 마침내 중들은 늘 지키던 규칙을 어기고 자기들 끼리 식사를 끝낸 뒤에 종을 울렸다. 뒤미처 식당에 도착한 왕파는 식사가 끝난 것을 알고 마음속으로 크게 분괴하여 그날로 목란원 벽에 시 한수를 써 붙여 놓고 책 보따리를 짊어지고 떠났다.
그 뒤 왕파는 높은 성적으로 급제하여 20년 뒤에는 이 고을을 다스리는 수령인 양주자사揚州刺史가 되어 부임하였다.
얼마쯤 지났을 때 마침 가을 날씨가 맑고 공기도 상쾌하여 왕파는 수종자隨從者 몇 사람을 데리고 자신이 옛날에 공부하던 혜조사를 찾아갔다.
절문에 들어서자 절은 옛 모습을 잃어서 담장은 여기저기 허물어진데다가 건물도 낡았다. 중들도 모두 늙어 머리는 희어졌고 자신이 공부하던 방 앞에 섰던 목란木蘭도 고목이 되어 가지만 엉성한 채 꽃도 피지 않았다.
그런데 공부방인 목란원 벽만은 먼지를 깨끗이 털고, 전에 없던 푸른 비단 자락으로 덮개를 씌운 것이 눈에 띄었다. 색으로 보아 씌운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었다. 비단 덮개는 벽에 붙인 유명한 글귀나 그림에 먼지가 끼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씌우는 것이었다. 왕파는 그 덮개를 들고 들여다보았다. 자신이 그 절을 떠날 때 써 붙였던 시었다.
왕파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그 시를 보자 착잡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한참동안 그 시를 음미하다가 수종자에게 먹을 갈도록 하고 그 자리에 다음과 같이 시 두수를 지어 옛 시의 뒤에 써 붙였다.
(一)
이십년전차원유, 목란화발원신수.
二十年前此院遊,木蘭花發院新修.
이금재도경행처, 수로무화승백두.
而今再到經行處,樹老無花僧白頭。
*해설
이십 년 전에 이곳에 노닐 때에는
목란 꽃 피고 집도 새로 꾸몄었지.
지금 다시 와서 돌아보는 곳마다
나무엔 꽃 안 피고 중도 백발일세.
(二)
상당이료각서동, 참괴도리반후종.
上堂已了各西東,慚愧闍梨飯後鐘.
이십년래진박면, 여금시득벽사롱.
二十年來塵撲面,如今始得碧紗籠。
*해설
마루 위에는 식사가 모두 끝나 다 흩어졌으니,
부끄럽구나, 모범 스님이 식후에 종친 일이여.
이십 년 동안 티끌이 쌓였던 이 벽면에
지금 비로소 푸른 비단이 덮여 있구나.
*도리闍梨 : 불교 용어로 제자를 가르치는 법식이나 행위 또는 그것을 모범적으로 준수하는 사람의 지칭. 범어梵語의
c
rya의 한자 음역音譯. 모범적은 스승의 뜻.
*이 말은 뒷날 다음의 두 가지의 고사성어로 전해 온다.
1.반후종飯後鐘 : 가난한 자를 무시하는 야박한 인심.
2.벽사롱碧紗籠 :귀히 된 자에게 아부하는 세상인심.










# by | 2009/09/10 12:39 | 쉬어가기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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