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도은이숭인선생시집陶隱先生詩 12 수

        도은선생시집陶隱先生詩 12 수


                                저자 : 도은 이숭인陶隱 李崇仁

                                번역 : 청계 조면희淸溪 趙冕熙

                                    출전 : <도은선생시집陶隱先生詩集>

  •  

  • (一) 大駕南狩

    辛丑 仲冬大駕南狩 十五歲作


    白日村居遠。丹心魏闕懸。

    縱橫胡氣亂。聲息羽書傳。

    鍾鼎多銘刻。干戈幾歲年。

    松都根本地。會見凱謌旋。


    *해설 : 임금의 행차가 남쪽에 순행함

    신축년(1361년, 공민 10년. 홍건적 침입으로 왕이 피난 감) 동짓달에 임금의 어가가 남쪽에 순수함. 15세 때 지음.


    임금의 총명이 밝은 때 시골에 살지만

    임금 향한 충성심은 궁궐로 달려가네.


    오랑캐의 기세가 함부로 날뛰니

    적을 토벌하는 소식만 전해오네.


    종과 솥에 공신들의 기록은 많으나

    그들은 전쟁을 몇 해나 참가했는가?


    송도는 우리 나라의 근본 되는 곳

    마침내 개선가 부르며 돌아오겠지.


    (二) 丁未元朝


    歲次無停畢。人情易嘆吁。

    椒盤聞古頌。桃板覔新符。

    日照窮陰破。風吹萬態敷。

    頭顱還似舊。祗得飮屠蘇。


    *해설 : 정미년(1367년 공민 16. 작자 21세) 설날


    흐르는 세월 멈춤도 끝도 없는데

    사람들은 쉽게 흘러감을 한탄하네.


    산초 넣은 술에 옛날 노래 듣고

    복숭아 판자에 새해 부적을 쓰네.


    햇볕은 오래된 겨울 추위를 쫓고

    바람은 만 가지 형상을 펴 주지.


    머리 모양은 아직 예나 같지만

    그저 설날 도소주 얻어 마시네.


    *낱말

    1.초반椒盤 : 산초를 담은 쟁반. 옛날 정월 초하룻날에 소반에 산초를 놓았다가 술을 마실 때 그 산초를 술에 넣어서 마셨다. 당나라 두보杜甫의 <수세시守歲詩>에 :“守歲阿戎家, 椒盤已頌花.아융의 집에서 섣달 그믐밤을 새우는데 이미 산초 꽃을 찬양하는 노래와 함께 산초 쟁반이 나왔네.” 하여 산초는 설날 아침에 먹는 향초임.


    2.도부桃符 : 전해 오는 이야기에 신도神荼와 율루鬱壘 두 귀신이 백가지 마귀를 쫓아낼 수 있으므로 새해 아침에 문 곁에다가 두 개의 복숭아 나무 판자를 세우고 그 위에 두 귀신의 이름이나 혹은 모양을 그려 놓으면 마귀가 도망간다고 함. 출전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


    3. 궁음窮陰 : 한 해와 함께 겨울이 끝나는 때를 가리킴.


    4.두로頭顱 : (1).두로頭盧라고도 하며 해골[骷髏]을 뜻함. (2) 기억력이나 정신등을 가리키는 뇌대腦袋.


    5.도소屠蘇 : (1). 풀 이름 (2) .도수屠酥라고도 하며 약주 이름. 옛날에 이 술을 설날에 먹는 풍습이 있음.


    (三) 嘉禮

    丁未十月二十九日。扈駕康安殿。是日嘉禮。

    后妃美化被周南。千載依然見葛覃。

    盛代卽今開盛禮。小臣稽首祝多男。


    *해설 : 혼인의식
    정미년(1367. 공민16, 작자 21세) 10월 29일 강안전에서 임금을 모심. 이
    날 가례(嘉禮 : 공민왕의 後妃와의 혼인인듯)를 행함.


    왕후 비빈이 훌륭히 됨은 <시경>의 주남장의 힘

    천년 동안 똑 같이 <시경>의 갈담장에 나타났지.


    훌륭한 시대인 오늘 날 훌륭한 의식을 행하니

    하찮은 이 신하 머리 조아려 다남하기를 비네.


    (四) 短篇

    辛亥 冬夜。陪土亭先生飮。連倒十數盃。大醉。土亭呼韻使賦短篇。


    君不見

    隆中長嘯一布衣。歲晚龍翔扶漢基。

    又不見

    陶隱之齋醉書生。四壁蕭索猶橫經。

    丈夫出處未易議。肉眼紛紛徒爾耳。

    酒酣仰天聲嗚嗚。彼老蒼兮眞虗無。

    出門一笑知者誰。先生本自同襟期。


    *해설 : 단편

    신해년(공민왕 20년, 1371년, 작자 25세) 겨울밤에 토정선생을 모시고 술을 마시었는데 열두어 잔을 연하여 마시고 크게 취하여 토정이 운을 부르면서 나에게 단편 시를 짓게 하였다.


    그대는 보지 않았는가?

    융중에서 휘파람 불며 살아가던 선비 제갈량이

    시기 늦게 용처럼 날아 한나라 기틀 붙든 것을.


    또 보지 않았는가?

    도은의 서재에서 술 취한 서생인 내가

    벽마다 쓸쓸히 경서만 쌓여 있는 것을.


    대장부의 출세와 은둔은 함부로 못 따지지만

    공연히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


    술 취하면 하늘을 향해 중얼중얼 불평하기를

    저 늙은 친구 참으로 너무 허무하기만 하다고.


    우습다, 문에 나가면 누가 알아준단 말가?

    토정선생만 본래 취미가 나와 같은 것을


    *노창老蒼 : 늙은이를 뜻하는 말. 여기서는 하늘을 의인화해서 가리킴.


    (
    五) 除夜

    辛亥除夜。呈席上諸公。 二首


    <一>

    落落已違世。悠悠仍感時。

    餘年付羲易。卽事讀坡詩。

    坐久燈花落。看來斗柄移。

    男兒心有在。除子更誰知。


    *해설 : 섣달그믐밤
    신해년(1371년, 공민 20년, 25세) 섣달그믐 밤에 함께 자리한 여러 사람들에게 바침. 두 수


    남과 동떨어져서 이미 세상과 어긋났는데

    끝없는 생각 그대로 시간의 흐름을 느끼네.


    남은 세월은 복희씨의 주역에 붙여놓고

    사물의 느낌은 소동파의 시나 읽으려네.


    오래 앉아 있으니 등불 심지 타서 떨어지고

    하늘을 쳐다보니 북두성의 자루가 옮겨갔네.


    남자의 마음 두어야 할 곳 있는데

    그믐밤의 한계를 누가 어찌 알까?


    <二>

    邂逅成佳會。都爲少壯時。

    風流東晉俗。瀟灑盛唐詩。

    世事正紛糾。交情無改移。

    殷勤惜白日。愼勿負相知。


    모처럼 만나 아름다운 모임 만들으니

    모두 젊고 한창 때를 위한 자리일세.


    멋스러운 놀이는 동진 때 죽림 풍속이고

    고아한 멋은 성당 때 시인들의 기풍이지.


    세상일들은 정히 얽히고설키었으나

    사귀는 정은 결코 바꿔지지 않았네.


    은근히 시간 가는 것을 아끼노니

    서로 친한 교분을 저버리지 말세.


    (六) 呈三峯

    癸丑三月初六日有雪。呈三峯。


    二月到三月。雨雪也頻頻。

    未放重裘解。仍須綠酒親。

    乾坤且氛祲。草木謾精神。

    排悶新詩句。携將寄故人。


    *해설 : 삼봉에게 드림

    계축년(1373년. 공민 22, 작자 27세) 3월 초 6일에 눈이 와서 삼봉에게 드림.


    이월 달에서 삼월까지

    눈이 자주도 내렸다네.


    아직 두터운 갖옷 못 벗고

    그냥 술 마시는 일만 잦네.


    하늘과 땅은 요상한 기운이고

    풀과 나무는 봄정신을 속이네.


    답답함 물리치려 새 시 지어

    옛 친구에게 부치어 보내네.


    (七) 應敎作

    癸丑十月初八日。扈駕西江卽事。應敎作。


    駐蹕平皐炁像新。非煙非霧靄江津。

    擬將献賦才華薄。誰道詞垣得箇人。


    *해설 : 임근의 명령에 응하여 지음

    계축년(1373년. 공민22, 작자 27세) 10월 초8일. 임금을 모시고 서강에 나갔다가 명령을 받고 그 자리에서 읊은 시.


    평평한 언덕에 어가가 멈추니 기상도 새로워져

    연기도 안개도 아닌 아지랑이 강나루에 끼었네.


    글을 지어 바치려고 노력하나 재주가 모자라니

    누가 시문을 맡은 곳에 알맞은 사람 있다 했나?


    (八) 霧

    癸丑閏十一月十四日霧


    久怪冬寒薄。今驚曉霧新。

    轉頭迷去路。擧目失比鄰。

    似雨難生物。如塵祗汚人。

    五侯封旣遠。三里術何神。

    爕理知誰責。薰蒸入鼻辛。

    吾身要自愛。且飮一盃醇。


    *해설 : 안개
    계축년(1373년, 공민22, 작자 27세) 윤동짓달 14일 안개 낌


    겨울 날씨 푸근한 것이 괴이하더니

    오늘은 새벽안개 놀랄만큼 끼었네.


    고개를 돌려보니 갈 길이 희미하고

    똑 바로 보아도 이웃집도 안 보이네.


    비와 같으나 물건이 자라기 어렵고

    티끌 같아서 사람을 더럽힐 듯하네.


    붉은 안개 끼게 한 다섯 제후 봉한 일은 먼 옛날

    삼리에 안개 끼게 한 도술,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자연에 순응하여 적응케 하는 일은 정승의 일인데

    어찌해 겨울에 더운 김이 올라와 코를 맵게 할까?


    내 몸 내가 아끼는 것이 중요한 일이니

    몸 위하여 한 잔의 술을 또한 마시려네.


    *낱말

    1.다섯 제후 봉한 일 : 후한後漢 성제成帝 때 황제의 외척이며 왕망王莽의 친척인 왕씨王氏가 정권을 잡아 그 친척에게 오후五侯를 봉하니, 그날에 누른 안개가 사면에 온종일 꽉 끼고 티끌이 옷을 더럽혔다고 함.


    2.삼리무三里霧 : 후한後漢 장해張楷는 도술道術을 좋아하여 5리 안개를 만들고, 같은 때의 배우裴優라는 사람은 3리 안개를 만들었다 함.


    (九) 赴京師

    丙寅十二月十六日赴京師。


    弧矢當年志四方。如今奉使幸觀光。

    江分鷰尾成天塹。山似龍蟠遶苑墻。

    金碧雲開尊象魏。綺羅風動照康莊。

    神京制度超前古。說與卿人語合長。


    *해설 : 중국 서울에 사신으로 감
    병인년(1386년. 우왕12. 작자 40세) 2월 16일 명나라 수도 남경南京에 사신으로 감.


    출생 때 쑥대 화살은 사방에 뜻을 두라는 뜻

    오늘날 다행스럽게도 사신으로 구경가게 됐네.


    강물은 제비 꼬리처럼 갈라져 남경을 둘러쌌고

    산맥은 용처럼 꿈틀꿈틀 궁궐의 성담 만들었네.


    오색구름 같은 궁문 열리자 궁궐이 솟아 있고,

    비단 휘장 바람에 펄럭이자 큰 길이 펼쳐졌네.


    중국 서울의 제도가 어느 시대보다 뛰어 났으니

    고향 사람에게 이야기해주려면 설명이 길어지리.


    (十) 蒙賜冠服

    (1388년?. )十七日早朝。上御奉天門。臣崇仁等蒙賜冠服。獲與朝官列拜午門之外。


    黃金闕角上初暾。踵武夔龍謁至尊。

    須信聖恩無內外。朱衣玉佩映端門。


    *해설 : 관복을 하사받고

    연대(1388년? : 작자가 두 번째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42세 때일 듯) 17일 아침에 황제가 봉천문에 나와 신하인 숭인등에게 관복을 내려주고 조관들과 함께 오문 밖에서 나열해 섰도록 허락 받음.


    황금 장식의 대궐 짐에 아침 해가 올라오자

    훌륭한 신하들이 줄지어 황제에게 배알하네.


    황제 은혜는 나라 안팎이 따로 없음을 알겠고,

    붉은 옷과 허리에 찬 옥들은 정남문에 비쳤네.


    (十一) 龍江驛開船


    畫船撾鼓發江關。正是朝正使者還。

    更向都門一回首。五雲飛繞紫金山。


    *해설 : 용강역에 배를 탐.


    그림 같은 배 북치며 강나루 출발하니

    이게 바로 조정사가 돌아오는 행차일세.


    다시 중국 도성 문을 향하여 돌아보니

    오색구름이 날아 자금산을 둘러싸 있네.


    *낱말

    1.용강역龍江驛 : 중국 명나라 초기의 수도인 남경 근처의 강나루. ‘명성조明成祖가 사절단에게 잔치를 베풀어주고 또 상도 하사하고는 또 명하기를 용강역龍江驛에서 각국의 사신들에게 잔치를 베풀어 전송하라고 하였음.


    2.자금산紫金山 : 중국 남경의 진산鎭山.

    3.조정사朝正使 : 조정사는 정월 원조에 황제에게 신년 인사를 하기 위해 보내는 사신


    (十二) 寄三峯隱者


    華山南望一髮微。山中幽居晝掩扉。

    渠心豈肯避世者。自是俗人來往稀。

    一自菩提心學傳。多少高士愛逃禪。

    菁莪豐芑久寂寞。空讀昌黎原道篇。


    *해설 : 삼봉은자에게 부침
    삼봉에 숨은 사람(정도전이 1391년 경 탄핵을 받아 고향인 봉화에 유배되었을 때일 듯)에게 보냄.


    은사가 사는 화산을 남쪽 아득히 바라보니

    산중에 숨어 살므로 낮에도 사립을 닫았네.


    그 마음에 세상을 피하고 싶어 그럴까마는,

    이로부터 속인들의 오가는일 드물어졌겠지.


    한번 보살로부터 마음으로 학문을 전해 받자

    많은 선비들 세상을 피해 참선을 사랑하였네.


    <시경>의 청아와 풍기가 오래도록 실행안돼

    공연히 박애를 주장한 한창려 원도편만 읽네.


    *낱말

    1.화산華山 : (1) 중국 오악 중의 하나. (2)삼각산의 별칭. (3)은자들이 숨어사는 산의 별칭. 여기서는 (3)의 뜻. 송(宋) 나라 때의 은사隱士 진단陳摶이 은거하던 곳인데, 그 당시 많은 은사들이 화산으로 진단을 찾아와 노닐곤 하였으므로, 전하여 높은 은사를 찾아가 노닐고 싶다는 뜻이다. <송사宋史>


    2.청아菁莪 : 인재 교육을 노래함. <시경詩經> 소아小雅 청청자아菁菁者莪


    3.풍기豐芑 : 선왕先王의 유업을 이어받아 자손에게 많은 복록을 전하는 일을 뜻한다. <시경詩經> 대아大雅 문왕유성文王有聲


    *작자소개

    이숭인 [李崇仁, 1347~1392] : 본관 성주(星州). 자 자안(子安). 호 도은(陶隱). 삼은(三隱)의 한 사람이다. 공민왕 때 문과에 장원, 숙옹부승(肅雍府丞)이 되고 곧 장흥고사(長興庫使) 겸 진덕박사(進德博士)가 되었으며 명나라 과거시험에 응시할 문사(文士)를 뽑을 때 수석으로 뽑혔으나 나이가 25세에 미달하여 보내지 않았다.


    우왕 때 김구용(金九容)·정도전(鄭道傳) 등과 함께 북원(北元)의 사신을 돌려보낼 것을 주청하다가 한때 유배, 그후 밀직제학(密直提學)이 되어, 정당문학 정몽주(鄭夢周)와 함께 실록(實錄)을 편수하고 동지사사(同知司事)에 전임하였으나 친명(親明)·친원(親元) 양쪽의 모함을 받으며 여러 옥사(獄事)를 겪었다.


    1386년(우왕 12)에 사신으로 명나라에 다녀온 후 이인임의 인족(姻族)이라 하여 유배되기도 하였다. 1389년 창왕 때에도 사신으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그 후에도 혼란기를 맞아 유배·감금되었고, 1392년(공양왕 4) 이방원에게 정몽주가 살해되자 그의 일당으로 몰려 유배되었다.


    조선이 개국할 때 정도전의 원한을 사서 그의 심복 황거정(黃巨正)에게 살해되었다. 문장이 전아(典雅)하여 중국의 명사들도 탄복하였다. 저서에 《도은집(陶隱集)》이 있다.

                       ---인물 소개 인터넷에서 인용--

    by rkdmsaus | 2009/11/08 08:31 | 고인들의 시화 | 트랙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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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by rkdmsaus at 2009/11/0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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